삼국유사에는 동명성왕이 성을 고씨로 정하기 전에 본래 해씨였다는 언급이 있고, 모본왕이 암살을 당한 후 왕위에 오른 태조대왕(6대)이 "태조"라는 시호를 받은 것을 근거로 고구려가 본래는 해씨가 건국했는데 후에 고씨가 역성혁명으로 왕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학설이 있이 해씨 고구려 설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어다면 고구려에서는 계루부의 고씨가 아니라 연노부의 해씨가 원래 왕가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계의 정설은 해씨에서 고씨로 역성혁명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해씨 = 고씨 라는 것입니다.
고구려 왕의 성이 어떤 단어였는데, 해는 고구려어의 발음을 한자로 기록한 것(음차)이고, 고는 고구려어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을 한자로 기록한 것(훈차)한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통일신라시대 이전의 삼국시대까지는 한반도가 완벽한 한자 문화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대에서도 사람의 이름을 부를 때, 어떻게 부를것인지에 따라서 동일한 사람이 다름사람처럼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모택동은 한자어를 우리말로 그대로 읽은 것이지만,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라고 발음합니다. 만약에 모택동과 마오쩌둥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모씨인 사람과 마오씨인 사람이 별개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기원전 시대에는 성씨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어쩌면 해와 고라는 성씨가 성이 아니라 칭호일수도 있습니다. 해씨와 고씨라는 성씨를 기록한 것이 고려시대에 기록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백제의 처음 성씨가 해씨였다가, 나중에는 부여씨로 변경되기 때문에 해씨라는 개념이 지금의 성씨처럼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참고로 백제의 경우에는 고이왕계의 우씨에서 초고왕계의 부여씨로 왕가가 교체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는데, 이는 고이왕계에서 목지국을 무력화 시키고 마한의 맹주가 된 업적을 온조왕의 업적으로 둔갑시켜서 고이왕계의 마한 정복 업적을 깍아내렸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해씨에서 고씨로 왕조가 바뀌었다면, 해씨 왕조가 이룩했던 동부여의 대소왕 척살, 낙랑국 정복, 모본왕의 한나라 공격등을 주몽이나 태조대왕의 업적으로 둔갑시키는 시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없이 해씨 왕가의 업적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해씨 = 고씨가 아니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