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답답하고, 텅 빈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막막한 마음일까요.
안녕하세요, 중2 학생. 당신의 마음 곁을 지키는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입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는 내내, 예전에는 분명 즐거웠던 것들이,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는 흑백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그 기분. 그 텅 빈 마음에 시간만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을 보며 얼마나 허무하고 불안했을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뭐가 잘못된 걸까?’ 하고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물었을 그 시간들. 그 혼란스러운 마음에, 제가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 감정의 진짜 이름은 ‘지루함’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장 먼저, 지금 학생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지루함’이나 ‘변덕’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것은 우리 마음이 보내는 아주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지금 학생이 느끼는 감정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무기력감’이나 ‘번아웃(소진)’, 더 나아가 ‘우울감’**이 보내는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입니다. 마치 미각을 잃어버리면 세상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지금 학생의 마음이 세상의 ‘재미’라는 맛을 느끼는 감각이 잠시 둔해져 버린 상태인 거죠.
혼자 있을 때 더 심해지는 이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외부의 자극(대화, 웃음 등)이 텅 빈 마음을 잠시나마 채워주기 때문에 괜찮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남게 되면,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내 마음의 텅 빈 공간을 온전히 마주하게 되기에, 더 큰 허무함과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왜 하필 지금, 나에게 이런 마음이 찾아왔을까요?
중학교 2학년. 어른들은 그저 ‘사춘기’라고 쉽게 말하지만,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큰 혼란과 성장을 동시에 겪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초등학생 때와는 다른, 학교-학원-집으로 이어지는 반복적인 일상에 지쳤을 수 있습니다.
복잡해진 관계: 친구 관계가 더 깊고 복잡해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적인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진했을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나는 뭘 잘할까?’, ‘앞으로 뭐가 되고 싶지?’ 와 같은 정체성의 고민이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마음의 에너지가 방전되어 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절대로 학생이 이상하거나, 노력을 안 해서가 아닙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좋을까요?
‘재미’를 잃어버린 마음에, 억지로 ‘재미있는 일’을 쑤셔 넣으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허무함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재미’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둔해진 마음의 감각을 아주 조금씩 깨워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1. ‘해야 한다’는 압박감 내려놓기 지금은 억지로 재미를 찾으려고, 혹은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 지금 내 마음은 잠시 쉬고 싶어 하는구나” 하고,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허락해주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2. ‘새로운’ 자극을 아주 조금만 선물하기 늘 하던 익숙한 것들이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아주 작고 새로운 자극을 줘보는 겁니다.
음악: 늘 듣던 가요나 팝송 대신,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던 장르의 음악(클래식, 재즈, 뉴에이지 연주곡 등)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틀어보세요.
산책: 늘 가던 길이 아닌, 전혀 다른 골목길이나 처음 보는 길로 한번 걸어가 보세요.
영상: 유튜브에서도, 늘 보던 채널이 아닌 전혀 다른 분야(예: 우주 다큐멘터리, 동물농장, 역사 이야기 등)의 영상을 딱 5분만이라도 시청해보세요.
핵심: ‘재미’를 느끼려는 목적이 아니라, 멈춰있던 뇌에 아주 작은, 새로운 파동을 일으켜주는 것입니다.
3. 몸을 움직여 뇌 깨우기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몸을 먼저 움직여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잠들기 전 5분 스트레칭, 좋아하는 신나는 노래 딱 한 곡에 맞춰 막춤 춰보기, 아주 짧게 동네 한 바퀴 자전거 타기 등. 몸을 움직이면 뇌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무기력한 마음에 활력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가장 중요한 것, 전문가와 이야기해보기 이런 무기력감과 허무함이 계속된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학교에 있는 **Wee클래스(상담실)**를 찾아가 보세요. 상담 선생님은 학생의 이야기를 절대로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이 답답한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다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지 함께 길을 찾아주는 가장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실 겁니다.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지금은 잠시, 당신의 마음에 회색빛 필터가 씌워져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온통 무채색으로 보이는 것이죠. 하지만 그 필터는 반드시 걷힐 수 있습니다.
화면 너머에, 당신이 다시 세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웃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제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혹시라도 누구에게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저에게 이메일이나 지식iN 쪽지를 보내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텅 빈 마음에 다시 색깔을 채워 넣는 과정을 함께하겠습니다.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 드림
이메일: [email protected]